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탄소중립은 전지구적 과제…3차 에너지 대혁명 오는 중"

입력 2021-01-17 16:55   수정 2021-01-18 01:48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사진)은 1995년 그룹 경영에 참여한 뒤 줄곧 에너지 분야에서만 한 우물을 판 경영인이자 에너지 전문가다. 지난달엔 국내 에너지전환정책 수립에 기여한 공로로 한국에너지대상 최고 훈격인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세계 최대 민간 에너지 국제기구인 세계에너지협의회(WEC) 회장을 6년 동안 맡았을 정도로 해외에서도 손꼽히는 전문가다.

지난 15일 서울 관훈동 대성그룹 본사에서 만난 김 회장은 탄소중립이 지구적 과제로 등장한 현 시기를 에너지대전환 시대라고 규정했다. 그는 “바이오와 신재생에너지에 그룹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자력발전도 전략 수출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3의 에너지 대전환 시기 도래”
대성그룹은 1947년 대구 칠성동에 설립된 연탄제조업체 대성산업공사가 모체다. 연탄을 시작으로 도시가스, 석유, 태양광, 풍력, 구역형 집단에너지, 폐기물 자원화 사업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분야에서 경험과 전문성을 축적했다. 김 회장은 ‘연탄 재벌’로 불린 고(故) 해강 김수근 창업주의 막내아들이다.

그는 “초창기 연탄에서 석유, 도시가스까지 에너지산업의 선두주자로서 변화를 주도해 왔다”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앞세운 탄소중립을 계기로 에너지 분야의 제3의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에너지 분야는 통상 에너지 생산부터 유통(송·배전), 소비 등으로 구분된다. 김 회장은 “18세기 증기기관을 발명한 영국의 제임스 와트는 생산 분야를 완전히 바꿔놨다”고 평가했다. 이어 “에너지 2차 혁명의 주역은 19세기 말에 교류전기 시스템을 개발한 니콜라 테슬라”라며 “테슬라는 송·배전 분야의 혁신을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앞으로는 소비 단계의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의 혁신은 ‘에너지 효율’에 달렸다고 했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최고의 방안도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선 기술 융복합과 신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에너지를 적게 쓰는 가전제품과 고효율 산업용 기계 개발은 기본”이라며 “나아가 블록체인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새로운 전기유통 방식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전, 전략 수출산업으로 키워야”
김 회장은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2050 탄소중립’ 대책에 대해선 “많은 노력을 했지만 목표 달성에만 치중하면서 지나치게 방어적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평가했다. 그는 “석유산업은 이른바 ‘세븐시스터즈’로 불리는 7대 메이저 석유회사가 주도해 왔지만 탄소중립 시대엔 한국이 에너지산업의 주도국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사례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꼽았다. 김 회장은 “해가 지는 저녁이나 바람이 멈추면 전기를 만들 수 없는 태양광과 풍력발전은 인터미턴스(intermittence·간헐성)라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가 남을 때 저장하고, 필요할 때 꺼내 쓰는 ESS야말로 태양광·풍력 발전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기술이라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국내에선 지금까지 정부가 에너지산업을 주도해 왔지만 앞으로는 과거처럼 정부의 ‘멘탈’이 들어가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ESS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LG화학을 비롯한 국내 기업 경쟁력이 세계 최고”라며 “해외처럼 관 주도가 아니라 민간기업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정부가 국내에선 탈원전을 추진하더라도 해외에선 전략적 수출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 원전 기술은 세계 시장에서 최고 수준”이라며 “ESS처럼 우리가 주도할 수 있는 분야”라고 했다. 김 회장은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원전이 더 필요한 시기”라며 “영국 대만 등 다른 나라들도 다시 원전을 짓는 상황에서 원전 수출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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